우리 나라 삶의 이름에는 아명(兒名), 관명 (冠名), 외에 자(字), 호(號), 휘 (諱), 시(諡) 등이 있었고, 승명(僧名)이나 기명 (妓名) 같은 직업적 전용명도 있었다. 근래에 와서 불교 신자나 천주교 신자 등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법명(法名)이나 본명(本名. 기독교 신자의 세례명에 해당)을 갖고도 있다.
 
1. 아명과 관명
아명은 그 글자 뜻 그대로 '아이 때의 이름'이며, 달리 '유명(乳名. 幼名)'이라고 하기도 한다. 어린 시절에 부르는 이름이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는 자연히 불리지 않게 되는 이름이다.
관명은 어른의 이름으로, 관례(冠禮) 후부터 부르는 이름이었고, 자(字)는 이름을 잘 부르지 않는 사상에서 나온 것으로, 관명 대신에 부르기 위해 만들었던 것인데, 이것도 역시 중국에서 시작된 것이다.
 
2. 호
호(號)는 우리 나라나 중국에서 본이름이나 자(字) 외에 허물없이 부를 수 있도록 지은 이름을 말한다.
2종 이상의 이름을 갖는 복명속(復名俗) 또는 본이름 부르는 것을 피하는 실명경피속(實名敬避俗)에 근원을 두고 나오게 된 이 호는 중국에선 당나라 때부터 시작하여 송나라 때에 보편화되었다.
원효의 호가 소성거사(小性居士), 낭산(狼山) 아래 살았다던 한 음악가의 호가 백결선생(百結先生)이라 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면 우리 나라에 있어서도 삼국시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

호는 자기가 짓기도 하고 남이 지어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오늘날도 마찬가지이다.
호는 아호(雅號)와 당호(堂號)로 나누기도 하는데, 이 외에 또 별호(別號)와 시호(諡號) 등도 있다. 그리고, 글 쓰는 이가 자신의 본이름을 감추고 내세워 쓰는 필명(筆名)도 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호는 대개 땅이름이나 고사 등 그 사람의 성격이나 특징 등에 의하여 지어진다.

아호는 본래 시문(詩文) 또는 서화(書畵)의 작가들이 사용하는 '우아한 호'라는 뜻으로 일컬은 것이고, 당호는 본래 집의 이름을 뜻하나, 그 집의 주인을 일컫게도 되어 아호와 같이 쓰이기도 한다.
조선시대까지는 호를 대개 한자로 지었으나, 한말 이후부터는 우리말(한글)로 호를 지은 사람도 많이 나왔다. 유명한 국어학자 주시경의 호는 '한힌샘'이고, 시조 작가 이병기의 호는 '가람'이다. 최현배의 '외솔'이나 전영택의 '늘봄' 같은 호도 우리 귀에 설지 않은 한글 호이다.
 
3. 휘와 시
휘는 남을 존중해 부르는 이름이고, 시는 죽은 다음에 부르는 이름이다. 아명이나 관명은 생전에 부르는 이름이다. 따라서, 시는 생전의 성격과 공과(功過)를 생각하여 짓게 된다.
묘호(廟號)와 휘호(徽號)가 있는데, 이들은 원칙적으로 왕실에 국한되고 있는 것으로, 묘호는 사후에, 휘호는 생전이나 사후에 두루 통하는 것이다.
직업상으로 붙여지는 이름이 따로 있기도 했는데, 고려시대 이후로 기생에게 붙여져 온 기명이 그 대표적이다.이 밖에 종교적으로 붙여지는 것으로는 승려의 승명-법명-석성(釋姓) 등이 있고, 천주교나 기독교의 본명-세례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