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한 마디로 말해서 각 개인의 고유 '기호'라 할 수 있다. 무릇 모든 기호가 알기 쉽고 쓰기 쉬워야 하듯이 사람의 이름 역시 누구에게나 기억되기 쉽고 쓰기 쉬워야 한다.

그런데, 사람의 이름은 분명히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의 것이지만, 남이 주로 써 주므로 공적인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각자의 기호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이름'은 함부로 지을 수도 없고 적당히 생각할 수도 없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 안에 받는 좋은 정신적 선물이 바로 '이름'이라고 하는 선물이다. 그 선물은 잠시 썼다가 버리는 하찮은 물건과는 너무도 다른 아주 귀한 선물이다. 일생 동안 간직하고 살아야 하는, 또 죽어서도 남겨야 할 '영원의 선물'이다.

우리가 '이순신'이나 '주시경'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사람이 누군가로부터 받은 '이름'이라는 선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이 귀한 이름 선물은 그 부모로부터 받는다.
이런 점에서 그 부모는 이름을 함부로 짓지 않는다. 더러는 작명가의 머리를 빌리기도 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이나 어른의 힘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그 아기는 자신의 '이름'이란 선물을 오직 부모로부터 받았다고 생각을 하며 자란다. 그리고, 일생 동안 그 귀한 선물을 쓸 때마다 부모의 고마움을 느낀다.

이름에는 무한한 꿈이 담겼다. 그 속에는 그 당사자로 하여금 일생 동안 '이렇게 살아라' 하는 삶의 지표가 담겨 있다. 그래서, '사랑함'의 뜻이 담긴 '다솜'이라는 이름을 짓고, 해처럼 밝은 마음으로 자라나라는 뜻의 '해나'라는 이름을 짓는다.
우리 나라처럼 이름에 많은 슬기를 쏟고 그 이름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나라는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없을 것이다.